여전히 좋아하고 있어

leafbird.github.io 페이지를 업데이트했다.
commit history를 보니까, 거의 10년 만이다.

10년이 지나도 나는 아직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고, 여전히 좋아하고 있다.
감사한 일이야.

before -> after

만지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아직도 이것저것 수정중이긴 하지만 결과물 먼저 캡처.

지치지 마세요

최근에 지인들을 만나면 거의 인사처럼 우리 서로 지치지 말자는 말을 건넨다. 나를 포함해서 이제 내가 만나는 지인들이면 나이대도 거의 40대를 넘어섰고, 업계 경력도 15 ~ 20년의 고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우리 모두 20대 때에는 세상 가장 반짝이는 눈망울로 열정을 불태우면서 최고의 게임을 만들겠노라고 자신하던 신입들이었으나, 새삼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져있다.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던 지인들의 열정이 예전만 못하다는 인상을 받을 때면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아직도 이 일을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고 있는데, 이게 모든 사람이 당연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될 때. 나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많이 지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다시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재미있기를

생각해보니 20대 때에는 프로그래머란 직업의 수명이 짧아서, 나이 40이 되면 회사에서 짤리고 은퇴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었다. 그 때는 나이든 프로그래머가 별로 없었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나는 여전히 프로그래밍을 재미있어하고 있을까. 그 때에도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들여다 볼 체력이 있을까. 요즘은 재수없으면 120살까지도 산다는데.. 나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잘 해왔다는 것이다. 참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힘들고 기운빠지는 일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동료들과 가족들에게 기운을 얻는다.
게임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힘을 얻는 가장 큰 원동력은 유저들의 응원이다. 요즘은 선을 넘는 온라인상의 악성 피드백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는게 99.9999% 인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가뭄 속의 한줄기 단비처럼 개발자님,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진심의 인사를 받을 때면 정말 마음이 가득 차는 뿌듯함을 느낀다.

오래도록 지치지 않고, 재미있게 개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