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는 것의 다섯 가지 단계

한근태 저자의 공부란 무엇인가에서 접한 안다는 것의 5단계를 공유하고 저의 생각을 덧붙여봅니다.

안다는 것의 5단계

1. 들어본 적이 있는 걸 말하는 단계

이 단계의 안다는 표현은 사실, 한두번 들어본 적이 있다 는 걸 뜻한다. 엄격한 의미에서 아는 것이 아니며, 들어본 적이 있다고 말해야 맞다.
ex. 헬스 하는 법 -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인다. 단백질을 섭취하고 근섬유의 부피를 키운다.. 책이나 언론을 통해 귀가 아프도록 들었으나 실제 헬스장에 가서 직접 운동해 보지는 않은 단계

2. 배운 것을 실천해 몸으로 변화를 느껴보는 단계

아직 장기적이진 않더라도 한두 번이나마 직접 해보고 체험해본 단계. 맛을 본 수준.
하지만 며칠 운동하고 운동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고, 책을 서너 권 읽어보고 독서에 대해 말할 수는 없다.

3. 자신이 아는 걸 가르칠 수 있는 단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 - 앨버트 아인슈타인.
오랫동안 실천하면 그것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 만약 어떤것에 대해 호소력 있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는 제법 아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뭔가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음.

4. 주제에 대해 평가하고 코멘트 하는 단계

영어로 ment는 생각하게 한다는 말이며, 코멘트(comment)역시 참석자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과정. 회의의 끝에 상사가 종합적으로 내용을 정리해 자기 의견을 이야기 하는 것이 코멘트인데, 이것이 회의에서 가장 중요하며 그 사람의 코멘트가 곧 그 사람의 수준을 나타낸다. 코멘트를 들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고 남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어야 가능한 능력.

5. 아는 것의 실천.

2단계와 유사하게 들린다. 2단계는 단기적인 실천(=체험에 가까움)이고 5단계는 습관화된 꾸준한 실천(=체득에 가까움)으로 이해했다. 운동의 중요성을 백날 말로 떠드는 것보다 운동의 중요성은 모르지만 매일 운동하는 사람이 훨씬 낫다.

전문가가 되려면

요즘은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로 인해, 1단계 수준으로 아는 것(=어디서 한 두번 들어봄)이 폭발적으로 많아진 세상이 되었다. 정보가 귀했던 시절에는 귀동냥으로 아는 수준이라도 많이 있으면 남들과의 차별화 전략이 될 수 있었겠지만, 이젠 1단계의 정보는 누구라도 유튜브에 검색어만 치면 바로 습득할 수 있다.

1단계의 수준이 된 것만으로 더이상 학습의 필요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추가적인 노력을 들이지 않는 이들이 있다. 1단계가 무언가를 아는 것의 끝이고, 그 이상의 단계가 없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간이 지나 1단계 정보획득이 더욱 쉬워지고 흔해질수록 이런 오해도 더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렇게 얇고 넓게 아는 수준, 누구나 마음먹으면 쉽게 가질 수 있는 수준의 것으로는 결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없다. 적당히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단기간에 그럴싸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자기만의 실력이거나 남들과의 차별화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면 매우 위험하다. 나는 이런 유형의 프로그래머는 성장 잠재력이 거의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샘플이나 프로토타입을 빠르게 잘 짜는 프로그래머 이상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요즘같이 지식의 반감기가 줄어드는 시기에 배움을 중단한다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한 일입니다. 배움에 대해 갈증이 있는 사람만이 배울 수 있습니다. 필요성이 없는 사람이 새로운 뭔가를 배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배움의 시작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무언가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에서 출발합니다. 필요성을 절감할 때 스승은 나타나고, 스승이란 결코 찾아가서 가르치는 법이 없습니다. 나는 과연 배움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는지, 어떤 것을 배우고 싶은지 생각해 봅시다.

하지만 배움에 대해 갈증이 있는 사람만이 배울 수 있다는 저자의 말이 너무 예리하고 아프다.

배우려고 하지 않는 자에게 성장을 권하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다.